
03 / 오브제
쓰임에서 시작해, 하나의 오브제로.
흙은 불을 지나며 수축하고, 그 과정에서 저마다 다른 선을 남깁니다.
루체의 곡선에는 재료가 빚어낸 미세한 차이가 담겨 있습니다.
그 위에 놓인 투명한 유리는 도자의 선과 나란히 서서,
흙과 빛이 이루는 형태를 드러냅니다.

오브제 / 형태와 기능
하나의 형태를 남기기까지.
흙으로 빚은 형태는 가마의 열과 그날의 공기를 지나며 조금씩 달라집니다.
같은 과정에서도 서로 다른 결과가 남습니다.
소성을 마친 도자 가운데 30–40%는 마지막 선택을 통과하지 못합니다.
루체는 그 선별의 과정을 거쳐, 우리가 지향하는 형태를 남깁니다.

구조 / 네 가지 부분
하나의 의식, 네 개의 순간.
불꽃이 일고, 연기가 흐르고, 안으로 스며든 향이 다시 피어납니다.
투명한 유리는 그 흐름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.
루체의 네 부분은 이 하나의 행위를 위해 놓여 있습니다.
각기 다른 형태와 쓰임이 만나, 일상의 한순간을 천천히 음미하는 의식으로 이어집니다.

오브제 / 움직임
비움으로 열리는 감각.
백자의 흰 표면에는 빛과 그림자, 주변의 풍경이 머뭅니다.
장식을 덜어낸 자리에서 형태의 선과 재료의 결이 드러납니다.
루체는 그 여백을 통해, 바라보는 이의 감각과 일상의 장면을 받아들입니다.